최근 건축기계설비에서 위생성과 내구성을 이유로 스테인리스(STS) 배관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현장에서는 급탕라인에서 예상치 못한 녹물(갈색수)이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테인리스는 부식에 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질 환경과 시공조건에 따라 국부부식(pitting)이나 이물 반응으로 부식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스테인리스 급탕관의 녹물 발생 원인과 실무적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1. 하자내용
신축 건물의 급탕 배관에서 탁한 갈색수 및 미세한 부유물이 발생하여 입주 초기부터 사용자 민원이 제기되었습니다. 문제 배관 구간을 절단 조사한 결과, 배관 내면 일부에 산화철(Ferric Oxide)이 형성되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초기 급탕 사용 시 녹물이 다량 배출되는 현상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보온재가 손상된 배관 구간이나, 용접부 주변에서 부식 흔적이 집중적으로 나타났습니다.
2. 원인 및 문제점
① 스테인리스 재질의 국부 부식
스테인리스는 표면에 형성된 Cr₂O₃ 피막이 부식을 방지하지만, 염소이온(Cl⁻)이 포함된 수질에서는 이 피막이 국부적으로 파괴되어 점부식(pitting corrosion)이 발생합니다. 급탕온도가 60℃ 이상으로 상승할수록 이 반응은 가속화됩니다. 특히 STS304 재질은 염소이온에 대한 내성이 낮아, 염소농도가 높은 수돗물 지역에서는 부식 위험이 커집니다.
② 용접부 산화층 및 이물 반응
용접 시 불완전한 아르곤 가스 차단이나, 내면 산세처리 미비로 용접부 주변에 산화피막이 두껍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 산화층은 국부적인 전위차를 만들어 미세한 전지작용을 일으키며, 결과적으로 녹물 형태의 부식 부산물이 발생합니다.
③ 이종금속 접촉 및 전해부식
동관이나 탄소강 부속과 직접 접합될 경우, 금속 간 전위차로 인한 갈바닉 부식(Galvanic Corrosion)이 발생합니다. 특히 접지 불량이나 전기적 누설이 있는 환경에서는 부식 속도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습니다.
④ 수질 및 온도 조건 부적정
급탕 온도가 65℃ 이상 유지되거나, 염소농도가 50mg/L 이상일 경우 스테인리스의 내식성이 현저히 저하됩니다. 또한 장기간 미사용 상태에서 잔류수가 정체되면 산소포화도가 높아져 내부 부식이 촉진됩니다.
3. 대책 및 개선방안
① 내식성 향상 재질 적용
부식 우려 지역에서는 STS304 대신 STS316 또는 STS316L 재질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재질은 몰리브덴(Mo) 성분이 포함되어 염소이온 부식에 대한 저항성이 높습니다. 고온 급탕배관이나 해안지역 건물에서는 STS316L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② 용접부 품질관리 강화
아르곤 가스 역압을 충분히 확보하여 내부 산화를 방지하고, 용접 후 반드시 내면 산세 및 패시베이션(Passivation) 처리를 수행해야 합니다. 불량 용접부는 현장에서 육안검사 및 내시경 점검을 통해 조기 발견해야 합니다.
③ 절연이음 및 이종금속 분리
동관, 탄소강관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절연유니온 또는 절연조인트를 설치하여 전위차 부식을 방지합니다. 또한 전기적 접지가 필요한 경우, 배관계와 분리된 독립 접지선을 확보해야 합니다.
④ 수질관리 및 초기세정
급탕시스템 완공 후 배관 내 이물질 및 용접잔여물을 제거하기 위한 초기 세정(Flushing)과 산세처리를 철저히 수행해야 합니다. 사용 중에는 주기적인 급탕탱크 배수와 수질검사를 통해 염소농도 및 pH를 관리합니다. 필요 시 부식억제제(인산염계)를 투입하여 내식성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배관은 부식에 강하지만, 환경적 요인에 따라 녹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재질 선정, 용접 품질, 수질관리의 3요소를 철저히 관리한다면, 급탕배관의 수명을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설계단계부터 재질선정과 수질분석을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하자 예방의 핵심입니다.